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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위고비 국내 출시, 환자 부담금 80만원

221b_bakerst 2024. 10. 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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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드디어 국내에 출시됐다. 이번 출시 소식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이는 기존 비만 치료제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인 임상 결과와 더불어 약물의 사용 편의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위고비의 출시로 인해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위고비는 비만 치료제 중에서 비교적 새로운 유형인 GLP-1 유사체 계열의 약물이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 속도를 늦추어 식욕 억제 및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호르몬인데, 세마글루타이드는 이 GLP-1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즉, 위고비는 인체의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하며 체내에서 일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뇌와 장에 영향을 주어 식욕을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위고비의 효과는 이미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노보 노디스크가 발표한 68주간의 임상시험에서 위고비를 사용한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체중의 15%가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이전에 출시된 같은 회사의 또 다른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Saxenda, 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의 56주 임상에서 기록한 평균 7.5% 체중 감소와 비교했을 때 두 배에 가까운 성과다. 삭센다가 2010년대 중반에 출시된 이후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어왔지만, 위고비는 그보다 한층 발전된 효과와 사용의 편리함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삭센다는 매일 주사를 투여해야 하는 반면, 위고비는 주 1회만 주사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비만 환자들에게 처방되며, BMI가 27~30 사이인 경우에도 고혈압이나 당뇨 등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처방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고비의 처방 조건에 대해, 체질량지수가 비교적 낮은 과체중 환자들까지도 치료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 이 약물이 의료 현장에서 더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위고비의 공급가는 4주분 기준 약 37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비급여 약품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약 80만 원에서 1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한 달 투약 비용이 1350달러(약 180만 원)에 이르지만,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위고비가 삭센다와 경쟁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위고비는 올해 1분기 동안 전 세계에서 약 1조 8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이 약물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여준다.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780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삭센다가 약 37.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고비가 삭센다보다 효과적이고 편리한 사용 방식으로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어쨌거나, 위고비의 국내 출시는 비만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그 효과와 사용 편의성,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고려할 때, 위고비는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비만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의료진들 또한 환자들의 치료 계획에 있어 위고비를 중요한 옵션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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