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즉 적대적 인수합병은 한 기업이 상대 기업의 동의 없이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시도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이 개념은 자본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는 건강한 자본주의 원칙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업 경영진에게는 경영권 상실의 위협으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된 논의는 항상 뜨거운 주제이며, 최근 열린 상법 개정 토론회에서도 적대적 M&A와 이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토론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적대적 M&A의 본질과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적대적 M&A, 왜 논란이 되는가?
적대적 M&A는 자본 시장에서 매우 자연스럽고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에 충실한 과정으로 보인다. 기업의 주가는 경영진의 역량,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며, 투자자들은 저평가된 기업을 매수해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모든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자본금이 적고 지분 분포가 취약한 중소기업들에게는 경영권을 빼앗길 위험이 상존한다.
중소기업이 상장 이후 겪는 어려움은 상법 개정 이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일부 상장 기업의 경우, 낮은 지분율로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경영진의 구조적 문제가 문제로 떠오른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상법 개정 후에도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단순히 법 개정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경영진이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거나, 외부 자본을 과도하게 의존하는 환경 자체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경영권의 의미와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
경영권은 단순히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권한이 아니다. 이는 주주들로부터 위임받은 책임이자,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는 권리다. 민주주의에서 국민들이 대의민주주의를 통해 정치인을 뽑아 국가 운영을 맡기듯, 주주들은 경영진을 통해 기업 운영을 맡긴다. 하지만, 일부 경영진은 이 권한을 개인의 전유물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과 충돌하는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하는 경영진의 태도는 주주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 주주들은 기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평가받고, 경영진이 이를 기반으로 주주의 자산을 증대시키길 기대한다. 그러나 경영진이 이를 무시한다면 적대적 M&A는 당연한 시장 반응으로 나타난다. 결국, 적대적 M&A는 경영진의 태만이나 무능을 바로잡는 하나의 경고로 작용할 수 있다.
상법 개정의 핵심은 무엇인가?
이번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경영진이 주주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도록 법적으로 명문화하는 것이다. 이 개정안은 경영진에게 주주들에 대한 책임을 보다 명확히 부여함으로써 기업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한다. 그러나 이 개정안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서도 이 개정안이 기업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법 개정이 경영권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상장 후 외부 투자자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일부 중소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은 상법 개정과 무관하게 이미 존재하는 문제다. 기업이 외부 자본에 의존하는 구조라면, 상장 기업으로서 경영권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받는 것은 필연적이다. 따라서, 경영진은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주의 신뢰를 얻고,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언적 법률의 역할과 자본주의의 토대
상법 개정은 강력한 처벌 조항 없이 선언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마치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국민 주권의 원칙을 선언하듯, 상법 개정안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주주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선언적인 법률은 직접적인 강제력을 가지지 않지만, 자본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영 문화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선언적 법률의 효과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선언적 법률은 단순히 기업 운영의 윤리적 기준을 설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기업과 시장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는 경영진과 주주가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결국, 이러한 법률은 자본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된다.
자본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경영진과 투자자 간의 갈등은 자본 시장의 본질적 특성이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이 시장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려면 상호 신뢰가 필수적이다. 경영진은 주주의 요구를 이해하고, 투명한 경영 활동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반면, 주주들은 단기적인 수익에만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자본 시장은 기업과 투자자, 그리고 사회 전체가 협력할 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상법 개정은 이러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러나, 법 개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과 투자자는 새로운 경영 문화를 수용하고,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결론: 자본주의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적대적 M&A와 상법 개정은 단순히 법률적 문제를 넘어, 자본주의의 본질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제로 이어진다. 이번 상법 개정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이는 선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모든 시장 참여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더 이상 특정 소수의 것이 아니다. 모든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며, 상법 개정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제는 경영진과 주주 모두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경영 문화를 만들어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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