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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권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 중?

221b_bakerst 2024. 10. 1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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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상권의 최근 변화 양상은, 그동안 팬데믹과 각종 글로벌 요인들로 인해 큰 변동을 겪었던 상권들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분석 대상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명동 상권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에 힘입어 공실률이 눈에 띄게 하락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진다. 반면, 가로수길과 같은 상권은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한 모습도 있어 상권별로 서로 다른 양상이 관찰된다.

2023년 상반기, 서울의 6대 상권은 전반적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의 매출을 회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회복세는 지난 몇 년간 경제적 충격을 받아왔던 상권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 회복은 상권마다 차이가 존재하며, 특히 유동 인구가 분산된 지역에서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도 드러난다. 예를 들어, 가로수길 상권의 경우 유동 인구가 한남이나 성수 등 인근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공실률이 40%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상권 회복이 단순히 매출 증가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 특성에 따라 유동 인구의 흐름과 점포 채운 상태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울 상권의 공실률은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 속도와 회복의 양상은 지역마다 상이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서울 6대 상권의 평균 공실률은 18.3%로 나타났으며, 이는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0.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에는 엔데믹으로 인해 급속한 회복세를 보였던 반면, 올해에는 그 속도가 다소 완만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동 상권은 유난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는데, 이는 외국인 관광객 수의 증가 덕분이다. 명동의 공실률은 2022년 14.5%에서 2023년에는 6.8%로 크게 낮아졌으며, 이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103만 명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45% 증가한 수치다. 특히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방문지로 꼽히며, 다른 상권과 비교할 때 유동 인구 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고 있다.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홍대의 약 두 배, 그 외의 상권들과 비교하면 10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러한 외국인 관광객의 집중은 명동 상권 회복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명동 상권의 회복은 단순히 관광객 수의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룰루레몬이나 무신사스탠다드 같은 브랜드들이 명동에 자리를 잡으면서 소형 공실이 빠르게 채워졌고,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명동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그동안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인 유커들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한한령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명동의 상권은 큰 타격을 입었다. 공실률은 한때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으며, 많은 상점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명동 상권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 관광객만을 타겟으로 하던 점포들이 사라지고, 이제는 국내 소비자도 겨냥한 특색 있는 상점들이 들어서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회관과 명동성당 일대는 국내 2030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며 외국인 상권에서 탈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명동의 국내 소비자 매출은 19.6% 증가했으며, 이는 서울 주요 상권 중에서도 6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 관광객의 귀환이 더해지면서 명동의 회복은 더욱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 대신 다양한 국적의 개별 관광객들이 명동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동남아,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온 개별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명동의 로드숍은 새로운 외국인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면세점이 아닌 로드숍에서 물건을 구매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 중에서도 올리브영 명동타운과 다이소 명동점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명동에서의 쇼핑 트렌드는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

명동 상권의 회복과 달리, 가로수길 상권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로수길의 중대형 상가는 2022년 1분기에 40.9%의 공실률을 기록한 이후, 2022년 4분기에는 43.5%로 공실률이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23년 2분기에는 22.57%로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회복이 더딘 편이다. 반면 명동의 중대형 상가는 빠르게 공실률을 낮추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강남권의 다른 상권들은 명동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가로수길의 공실률은 36.5%에서 39.4%로 오히려 증가했으며, 청담 상권도 전년 대비 공실률이 상승했다. 이 같은 차이는 인근 지역으로 유동 인구가 분산되는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남권의 상권들이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으로 집중되거나 분산되는 패턴이 나타나면서 공실률 변화가 상권마다 달라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권의 공실률 변화는 서울 주요 상권이 단순한 경제 지표 이상의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 국내 소비자의 변화, 유동 인구의 흐름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 상권별로 회복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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