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과 현대자동차 투자 전망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EV)와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중심으로 한 전략이 최근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2015년 이후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량을 꾸준히 증가시키며 특히 하이브리드와 SUV를 포함한 다양한 친환경차 모델로 좋은 성과를 내왔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하게 되면서, 현대차의 전략 방향에도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블로그 글에서는 트럼프 재집권 시나리오 하에서 현대차가 어떤 투자 조정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 내 수소차 및 전기차 시장의 전망에 대해  분석해보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덕분에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생산 보조금이 크게 제공되고 있다. 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제조업체에게는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새로운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가 된 셈이다. IRA는 특히 미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에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지원하여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집권하게 되면 IRA의 폐지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데, 이는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투자 전략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는 과거 집권 당시에도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을 중심으로 한 산업 보호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IRA가 폐지된다면, 전기차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면서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통해 미국 내 전략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고 있는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2024년 초에 글로벌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반면, 미국 내 EV 판매는 같은 기간 동안 약 3.8%가량 감소했다. 이러한 수요 변화는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유연하게 병행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차는 이미 조지아 주에 새로운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을 세우며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거점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집권 시 IRA 폐지가 현실화된다면, 이와 같은 전기차 전용 생산 라인 비중이 축소되고 하이브리드 모델의 생산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 하에서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의욕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같은 전환기 차량이 오히려 판매량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차가 친환경차 시장에서 장기적인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게 만들 것이다.

 

한편,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FCEV) 투자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인프라가 덜 구축되어 있고 현재 수요가 제한적이지만, 특히 상업용 대형 차량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수소차에 대한 지원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 트럼프는 탄소배출 규제를 완화하고 내연기관차의 연비 기준을 낮추는 정책을 추진했던 바가 있다. 이는 친환경차보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산업 보호에 중점을 둔 정책이었으며, 수소차의 인프라 확대와 보조금 지원도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미국 내 수소차 시장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성을 더 고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유럽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현대차는 이 지역을 중심으로 수소차 기술 개발과 상업용 차량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상용화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예상된다. 상업용 대형 차량용으로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가 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축소할 경우에도 현대차는 대형 트럭이나 버스 등 장거리 주행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연구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종합적으로, 현대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한 유연한 전략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병행 생산하면서 시장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미국 내보다는 상업용 대형 차량 위주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